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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emy

Darkel 2007. 7. 10. 09:34
◎ 연금술의 궁극의 목표

연금술이란 자연상태에서는 불완전한 또는 미성숙 상태인 피조물을 어떠한 신 비적·유사 화학적 수법을 사용해 완전한 것, 성숙한 것으로 이끄는 것을 목적 으로 한 술(術)이다.

연금술사는 모든 물질에는 본래 완전한 것을 지향하는 성질이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금속은 흙 속에서 완전한 형태로 성숙하면 마침내 금이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완전한 지식과 덕을 획득하면 예수와 같이 완전한 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실세계는 천한 것과 고귀한 것, 병든 것과 건강한 것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는 사물이 생성될 때 어떤 불순물이 섞이거나 구성의 비 율이 잘못되거나 혹은 충분히 숙성하기 전에 형태를 갖춰버렸기 때문이라고 그 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연금술사는 자연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숙성작업을 실험실 에서 단시간 내에 재현해, 물질에 포함된 불순물을 여러 방법으로 제거해서 완 전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비약을 창조하려고 했다. 그 비약은 비금속(卑金屬)을 금으로 바꾸는 「현자의 돌」이라고도, 장수와 건강을 가져다주는 「연금약 (Elixir)」이라고도 불렸다. 이 현자의 돌 또는 연금약을 만들어내는 것이 연 금술의 궁극의 목표이다.



◎ 4대 원소와 정기(精氣)의 완전한 결합

물질을 완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물질의 성립을 알아야 한다. 이 것에 대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설을 답습했다. 즉, 만물은 「제1질료 (prima material)」에서 도출된 흙과 물과 공기와 불의 4대 원소로 성립되어 있다는 설이다.

모든 것은 이 4대 원소에 「정기(精氣)」가 더해져 성립한다. 정기는 「영(靈)」 이라고도 「빛의 종자(種子)」라고도 「숨결」이라고도 불리는 비물질적인 요소 로, 인간뿐 아니라 금속이나 초목에도 깃들어 있다. 무엇인가가 불완전한 것은 이 4대 원소와 정기의 조합이 잘못되어 있든지, 충분히 결합되어 있지 않기 때 문에 일어난다.

그래서 연금술사는 현자의 돌의 원료를 「철학의 알」이라 불리는 밀봉용기 에 넣어 몇 단계에 걸쳐 과열하거나 증류하거나 부패시키거나 해서 정기와 물 질을 분리하거나 재결합했다. 이렇게 해서 원료를 극한까지 제1질료에 근접시 킨 다음, 거기에 이상적인 비율과 활력을 가진 비밀 물질을 더하면 현자의 돌 이 완성된다고 믿었다.



◎ 수은과 유황과 소금

현자의 돌을 창조하는데는 우선 첫째로「수은」과「유황」을 사용했고, 연금 술사에 따라서는 거기에 「소금」을 더했다.

왜 이 세 가지가 현자의 돌의 대표적 요소로서 선택되었는지, 분명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설이 제창되고 있다.

먼저 수은은 연금술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로 간주된다. 그것은 금속이면 서도 쉽게 기화하고, 또 물과 같은 액체의 성질을 가진다. 즉 이 물질은 모든 물질 중에서도 특히 변용이 쉽다. 보통의 금속에서는 대립하는 요소가 그 속에 통합되어 있다. 그래서 수은은 연금술의 전통 속에서 「모든 금속의 어머니」 로 간주되었고, 또한 남녀양성을 가진 「양성구유자」로 묘사되어 왔다.

13세기의 대연금술사인 니콜라 플라멜 Nicolas Flamel은 이렇게 썼다.

「물에서 만들어진 얼음이 물로 돌아가는 것이 명백하다면, 본래 수은인 금속 이 수은으로 돌아가는 것 역시 명백하다」[『소망의 소망』] 다만 여기서 말하는 수은은 자연상태에 있는 수은과는 다른 종류의 수은으로, 연금술사만이 알고 있는 수은이다. 그것은 「철학자의 수은」이라고도 「진실 의 수은」이라고도 불린다.

연금술 작업의 골자는 이 수은의 변용에 있다. 왜냐하면 수은이 모든 금속의 어머니인 이상, 그것을 변용시켜 완전한 금속, 즉 금을 만들어내는 어머니로 인도하는 것이 현자의 돌을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차게 타오르는 유황은 이 수은의 변용에 빠뜨릴 수 없는 불을 제공한다. 또 한 수은은 변용과정에서 「흑→백→황→적」으로 색이 바뀌는데, 황은 비금속 이 황금으로 숙성할 때 나타나는 색으로 유황에 의해 물들여진 색이기도 하다.

마지막의 소금은 모든 연금술사가 중시한 것은 아니다. 12∼13세기의 연금술 사는 수은과 유황의 변용이야말로 연금술작업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것에 의 해 얻어진 물질이 휘발성에다 불안정하다는 생각에서 현자의 돌을 안정시키는 요소로서 소금이 중시되게 되었다. 예컨대 파라켈수스 Paracelsus는 「만물은 수은과 유황과 소금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 현자의 돌의 창조과정

연금술이 환상의 술인 것은 새삼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만, 그 변용 과정에 심층심리학적인 리얼리티가 있어, 일종의 "정신의 여행" 즉 명상이나 이너 트립(inner trip : 자신의 내면 세계를 혼이 왕래하는 일), 정신의 병에 서 탈피하는 것과 병렬관계에 있다는 것은 융이 『심리학과 연금술』에서 자세 히 설명한 바가 있다.

현자의 돌을 만드는데 몇 가지 과정이 있는가는 연금술사에 따라 주장이 다 르다. 어떤 사람은 3단계라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7단계, 또 다른 사람은 12단계로 설명하지만, 이것은 명상으로 나타나는 환경, 또는 정신의 치유(이것 은 신비주의적으로는 「영적 구제」에 해당된다)의 과정에서 생겨나는 비전이 똑같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고는 하나 거기에는 대략적인 흐름이 있다. 우선 처음에 실시하는 것은 원료를 여러 차례에 걸쳐 정화하는 과정으로, 「소성(燒成 : 높은 온도로 구움) 」,「용해」,「분리」,「결합」등의 용어로 설명된다. 이런 일이 끝나면 드디 어 작업은 본질적인 국면으로 이행한다. 먼저 원료를 습기찬 열로 「부패」시 킨다. 즉 보다 좋은 것으로 환생하기 위해 "살해당하는"것이다. 이때 원료는 「묘지의 악취」를 방출하고 검게 변한다. 검은 새, 검은 태양, 검은 남자, 썩 은 시체, 살해당한 왕 등의 심벌은 이 과정을 나타낸다.

부패하고 검게 변색한 돌은 다음의 「응고」과정에서 「하얀 돌」로 모습을 바꾸어 재생해서 양분이 부여되어 성숙해 간다. 이 과정에서도 과열과 냉각에 의한 정화가 실시된다[「흡수」,「승화」]. 이어서 마침내 성숙이 진행되면 돌이 노랗게 변한다[「발효」]. 즉 황금으로 모습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작업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증식」이라 불리는 과 정이 있다. 연금술의 화덕은 작열해, 노랗게 변한 돌은 붉게 변한다. 이 과정 에서 현자의 돌이 완성되는 것이다.

연금술은 신이 아담에게 전했고, 아담에게서 유대, 이집트, 그리스 등에 전파 되었다고도 하고, 헤르메스가 창시했다고도 한다. 파라켈수스는 아담이 창시하 고 노아에게서 아브라함에게 계승되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리스·이집트 를 중심으로 한 헬레니즘의 비교(秘敎)적 전통 속에서 생겨나(헤르메스 문서도 마찬가지다), 아라비아를 경유해 12세기의 유럽에 퍼져나간 것이 분명하다.

이후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연금술은 대단히 융성했으나, 이성과 계몽의 시대 에 접어들어 사라져갔다. 그러나 의식변용의 술(術)로서 그 생명은 지금까지 사 라지지 않고 있다.

하 ..... 연금술은 역시 어렵다.


<<연금술의 지적배경>>

1. 아리스토텔레스 + 스토아학파.

서구인들은 옛날부터 '변성'이 생명의 실체라고 생각해왔다. 모충은 나비로, 얼음은 물로, 젊은이는 늙은이로, 도토리는 떡갈나무로 변화한다. 그런데 '왜' 이러한 변성이 일어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원소론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뜨거움, 차가움, 축축함, 건조함이라는 성질이 최초의 네 물질 흙, 공기, 불, 물에 낙인찍혀 있다. 그리하여 이 네 원소가 다양한 비율로 결합함으로써 삼라만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연금술사들은 이 네 성분의 비율을 바꿈으로써 한 물질을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변성은 자연상태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인데, 연금술사는 자신들이 '의도적으로' 그러한 자연의 변성을 모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연금술은 하나의 물질에서 그 속에 내재한 특정 형상을 제거하여 원래의 물질을 파괴한 후에 다른 특정한 형상을 만드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연금술사들은 한 물질의 창조를 위해서는 다른 물질의 파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신비에 가까운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디오니소스나, 오시리스, 페르세포네와 같은 신들, 혹은 한 인간이나 동물의 희생이 다음해의 풍년을 기약해주는 고대의 풍년의식에서도 이러한 신념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연금술사들은 자연의 모든 존재들이 '완전함(전체성)'을 갈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받아들였다. 일곱 가지 금속 중 금이 가장 완벽한 것이므로, 다른 여섯 개의 기저금속은 그 완벽함에 도달하고자 애쓴다.

땅에 묻혀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태아가 자궁에서 충분히 자라고 태어나듯) 기저금속은 금으로 탈바꿈하는데, 연금술사는 특별한 지식과 기술로 자연의 이러한 변화를 다소 앞당기는 것이다.(연금술의 정신적 기원에 대하여 '대장장이와 연금술사'를 읽어볼 것)

금은 가장 안정되어 있으므로 가장 완벽하다. 즉, 사 원소를 분리할 수 없을 만큼 거의 완벽한 비율로 혼합되어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금속과 광물이 근본적으로 사 원소에 의하여 구성되어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두 개의 증기, 즉 흙의 증기와 수증기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연금술사들은 이 이론을 확대 해석하여 두 증기는 유황과 수은이며 이 둘이 각기 다른 비율과 순도로 섞여서 개개의 금속과 광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모든 금속이 녹았을 때 액체상태의 금속, 즉 수은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이론이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평범한 유황이나 수은은 결합하여 황화수은이 될 뿐 금속의 성분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연금술사들은 곧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들의' 유황과 수은이란 보통의 그것이 아닌 '철학적'이고 '이상적'이며 '세속적이지 않은' 유황과 수은이라고 하였다. 이어 16세기의 괴짜과학자 파라켈수스에 의하여 여기에 소금이라는 물질이 하나 더 첨가된다. 즉 유황, 수은, 소금이 광물의 주요한 요소인 것이다.

사 원소, 두 개의 증기, 세 요소와 같은 이론들이 우리에게는 일견 모순되어 보이지만, 연금술사들에게는 그러한 혼란이 없었다. 데카르트 철학이라는 감옥에 갇힌 현대의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모든 것들을 다양한 차원으로 해석하는 데에 편안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역설적 언술이 가능해진다.

"하나, 이것은 둘이다. 둘, 이것은 셋이다. 셋, 이것은 넷이다. 넷, 이것은 셋이다. 셋, 이것은 둘이다. 둘, 이것은 하나다.(그리하여 스핑크스가 냈던 '아침에는 발이 네 개고…'로 시작하는 유명한 수수께끼는 연금술에 대한 수수께끼라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후에 살펴보자)"
① 수은: 금속성, 가용성, 휘발성, 불에서의 불변성, 정신, 물.
② 유황: 가연성, 휘발성, 불에서의 불변성, 영혼, 공기.
③ 소금: 불가연성, 정착성, 재로 발견됨, 육체, 흙.

한편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바탕한 이론에, 스토아학파의 영(pneuma)에 대한 개념 역시 연금술에 가미되었다. 모든 물질은 자신의 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모든 광물은 '살아있다'.

금속이 근본원소, 혹은 씨앗에서 자라난다는 생각이 연금술의 중심테마가 되었고, 수많은 그림과 상징에서 연금술사가 농사짓거나 정원을 가꾸는 것으로 묘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장장이와 연금술사 - 미르치아 엘리아데〉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종교사가인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초기 대표 저작.
〈대장장이와 연금술사〉는 세계 각지의 원시사회 대장장이 업(業)과 연금술 특유의 신화, 의례, 상징들을 심도 있게 탐색한다. 그러나 엘리아데는 과학사가나 기술사가의 시선이 아닌 철저히 종교사학자의 시선으로 서술한다. 즉, 야금술 고유의 정신세계를 면밀하게 탐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의 의도는 동서양의 야금술과 연금술의 역사를 단순히 개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물질의 성장을 촉진하는 책임을 확보할 수 있게 했던 태고의 기술을 둘러싼 상징과 신화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추구하는 데 있다.

그의 관심 대상과 영역은 실로 방대하다. 중국 대장장이의 입문의식과 비의, 인도의 요가나 탄트라, 고대 이집트에서의 그노시스, 기독교 신비주의, 아프리카·인도네시아·시베리아의 야금술, 바빌로니아의 연금술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야금술과 연금술의 작업 양상과 통과의례적 구조 및 그 정신세계에서 공통점을 추출해내고, 샤먼과 요가 행자, 신비가 들의 신성성과의 합일 및 신에의 근접을 위한 노력을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엘리아데는 수천 년 역사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인간 존재의 신화적 밑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파라켈수스(1493∼1534)〉

과학사에서 가장 기괴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편집광적이고 거칠기 그지없는 데다 욕지거리를 입에 달고 다니며 대개는 술에 취해있던 천재이다. 본명은 필리푸스 아우레올로스 테오프라투스 봄바스투스 폰 호엔하임. 파라켈수스라는 이름은 자신이 그리스의 위대한 의사 켈수스보다 더 위대하다고 생각하여 직접 붙인 이름이다.
온갖 기행에도 불구하고 파라켈수스의 학문적 업적은 뛰어났다. 유황과 수은 외에 물질의 세 번째 구성요소로 소금을 첨가하여 연금술 이론을 수정했다.

2. 그노시즘과 기독교.

그노시즘은 기독교탄생 이전에 생겨나 기독교 부흥 중에도 줄곧 번성하였다. 그노시즘에는 많은 종파가 있는데 그 중 마니교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영향을 미쳐 그를 통해 기독교신학에 그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노시즘에서는 두 개의 동일한 힘, 즉 '선한 신'과 '악한 조물주'가 서로 겨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인간은 천상에 있었으나 사악한 조물주의 간계에 의하여 무시무시한 지옥으로 떨어졌다. 즉, 인간은 아무 잘못 없이 지옥인 '이 세상'에 살게되어 버린 것. 따라서 인간은 다시 속세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천상으로 날아올라야 하는데, 알지 못하는 자들이 '살아있다'고 여기는 죽음(삶 속에 깃든 죽음)에 압도되어 인간은 자신의 본성을 잊고 말았다. 그러나 그노시스(gnosis. 그리스어로 지식을 뜻함)를 통해 인간은 그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는 자', '깨우친 자'만이 이 지옥을 벗어날 수 있다.

서양연금술의 비밀스럽고 영적인 측면은 대부분 그노시즘의 영향이다. 그리하여 화학작용이 그노시즘의 용어로 표현되고, 그노시즘의 교리가 화학의 옷을 입는다.

한편 그노시즘의 구세주, 헤르메스 트리스메기투스(세 번 위대한 헤르메스)는 서양연금술의 전설적 창시자였다. 그는 3만 6천권의 원전을 집필했다고 하는데,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에메랄드 평판'이다. 이 평판은 활자로 된 페이지가 거의 없으며 36장의 편지와 수수께끼 같은 표상으로 가득 차 있다. 출처에 대한 전설은 매우 다양하다.

알렉산더 대왕이 에메랄드평판 하나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페니키아어로 헤르메스의 무덤이라 새겨져 있었다고도 하고,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한 동굴에서 우연히 걸려 넘어진 것이 평판이었는데 그것을 파내니 헤르메스의 손가락이 나왔다고 하기도 하고, 또는 헤르메스가 아담의 아들이었다고도 한다.

이 평판이 최고(最古)의 연금술 문헌인가 하는 점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나, 여하튼 이 평판은 연금술사들에게 일종의 사도신경이 되었다. 그노시즘의 신비주의와 실험화학의 결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에메랄드평판에 새겨진 헤르메스의 표상들.〉

나는 너희들에게 진실로 참인 한 가지를 전한다.
단일한 작업의 기적을 완수하기 위해 아래에 있는 것은 위에 있는 것과 같으며,
위에 있는 것은 아래에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모든 것이 '하나'의 작업을 통한 '하나'에서 오는 것과 같이
모든 것들이 이 단일한 하나에 순응함으로써 탄생한다.
태양이 그의 아버지시며 달이 그의 어머니시다.
바람이 그를 배고, 대지가 그를 젖 먹여 길렀다.
그것은 모든 세상에서 완성의 근원이다.
그것이 흙으로 변했을 때 그 힘은 무한하다.
땅에서 하늘로 오르고 하늘에서 땅으로 다시 내려오고,
우월한 것과 열등한 것의 힘을 하나로 모으라.
이렇게 하면 너는 모든 세상 안에서 영광을 획득할 것이며,
네 안에서 온갖 어둠을 몰아낼 수 있으리라.
너는 부드럽게 최고의 기술로, 불과 땅을, 압축된 것과 희박한 것을 분리하리라.
그것은 다른 어떤 힘보다 강하다.
날카로운 것들을 모두 초월하며, 강한 것들을 모두 꿰뚫을 수 있기에.
이렇게 세상은 창조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완성된 작업들은 실로 경이롭다.
그러므로 나는 전세계 철학을 이루는 세 부분을 갖고 있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투스라 불린다.
그리고 내가 태양의 활동에 대하여 말해야만 하는 것은
이로써 완전하다.

한편 유럽의 연금술사들은 그노시즘과 기독교사상의 공통점으로 인해 그노시즘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둘 다 구원과 관련되었으며, 죽음과 재생이라는 용어로 재탄생의 경험을 묘사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둘 간에는 근본적 상반성이 있다. 교회에서는 인간이 원죄로 인하여 원래 타락한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노시즘에서 인간은 신성한 존재이며, 일시적으로 추방된 신과 같은 존재이다. 이러한 근본적 차이로 인하여 때로 연금술은 교회의 박해를 받기도 한다.

〈신비의 지식 그노시즘-세르주 위탱〉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등에서 그노시즘을 소개한 바 있는 번역가 이윤기 씨가 기획한 신화상징총서 4번째 책이다. 그노시즘을 '영지주의'로 번역하고 있는 이 책에 의하면 영지주의는 영·혼·육 3분론을 따른다. 지상에서의 행복추구와 육체적 쾌락을 멸시하고 초월적인 세계를 동경하는 그노시즘은 신플라톤 철학·연금술·히브리신비철학·회교의 이단종파와 뒤섞여 독특한 우주관을 창조하였다. 이단세력으로 탄압 받는 그노시즘은 억압되는 무의식처럼 서구의 낭만주의, 상징주의, 초현실주의의 문학예술에 시시때때로 발현한다.


3. 아랍의 영향.

연금술을 포함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은 6세기에서 12세기 사이에 중세유럽에서 실상 잊혀져있었다. 그러나 그 전통은 그동안 아랍인들에 의하여 생생하게 보존되었다가, 르네상스시기에 다시 유럽으로 들어오게 된다.(역사적 서술은 생략한다) 연금술에 관련된 많은 영어식 용어가 아랍어에서 기인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에 스토아학파가 가미되고, 후에 그노시즘의 신비주의가 섞이고 다시 아랍의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에 의해 걸러진 이론이 서구 연금술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금술이란 기원전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작하여 이슬람 세계에서 체계화되어 중세(中世) 유럽에 퍼진 주술적(呪術的) 성격을 띤 일종의 자연학을 말한다.

비금속(卑金屬)을 인공적 수단으로 귀금속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거의 같은 무렵 중국에서는 도교(道敎)에서 나와, 복용에 의하여 사람이 장수하고 신선(神仙)으로 화할 수 있는 '단(丹)', 즉 금의 제출(製出:鍊丹)을 추구하는 주술과 사상이 있어서 과학사상 서양의 연금술과 대비하여 중국연금술이라고 한다. 서양연금술은 E. L. 홀름야드에 의하면 금속전환을 실현하여 사람에게 불로장수를 부여하는 힘(아마도 중국의 영향)을 가진 '철학자의 돌(philosopher’s stone)', 즉 다른 이름 '엘릭시르(elixir)' 또는 '팅크제(tincture)'의 제출을 추구하는 실천적·현교적(顯敎的) 연금술과, 물질적인 금속전환을 단순한 비유로 하고 기도와 귀의(歸依)에 의해 죄 있는 인간을 완전무결한 인간으로 전환시키는 신앙의 한 방식이 된 신비적·비교적(敎的) 연금술이 있다.

심리학자 C. G. 융은 연금술의 표현형식이 된 심벌리즘(symbolism)에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에 호소하는 것이 있고, 이것이 신비적 연금술을 성립시켰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고, 실천적 연금술에도 신비적 성격이 따르고 있었다.
어원적으로 알케미는 아랍어 알키미아(alkimia)가 유럽어화(語化)한 것으로, 그 정관사 al을 제외한 어근 kimia는 한 설에 따르면 '흑토(黑土)의 나라', 즉 이집트를 뜻하는 이집트어 캠(khem)에서 유래하며, 금속의 용융·주조를 뜻하는 그리스어 키마(khyma)에 유래한다는 설도 있다.

연금술이 헬레니즘의 이집트에서 싹튼 것은 그리스 자연철학의 물질관에 기초하여 금·은의 형상을 가열·증류·승화 등의 수단에 의하여 추출하고 이것을 비금속의 질료에 부여하여 형상 전화를 실현하려는 착상이 이집트의 전통적인 고도한 야금 기술, 합금·착색에 의한 금·은과 외견상 비슷한 재료를 얻으려는 금속 가공기술에 결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집트·바빌로니아·메소포타미아 등 중동지역의 신비주의 관념과, 기술을 주술로서 파악하는 고래의 관념이 그리스 철학과 유착하고, 여기에 덧붙여 천체와 금속을 관련짓는 점성술 사상도 포섭되어 연금술은 그 발단부터 복잡한 내용을 갖추고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의 대표적 저작자로는 BC 2세기쯤 그리스어 책 《피지카》의 작자 볼로스 데모크리토스, 금속의 화학 변화 등에 관하여 많은 기록을 남긴 3세기의 조시모스 등이 있다. 이 시대에 유리·도기를 재료로 하는 증류기(蒸溜器)가 발달하고, 금·은의 분리·정제 기술이 고도화되어 있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알렉산드리아 연금술은 페르시아·시리아 등을 거쳐 이슬람 세계에 계승되어 왕성한 상공업적 활동을 배경으로 하여, 연금술은 이론체계·기술적 내용과 더불어 발달하여 화학의 전신(前身)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8세기 자비르 이븐 하이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소론을 금속 전환으로 교묘히 적합시켜 금속의 직접적 원질을 '수은' 및 '황'이라고 하고 둘의 배합의 적정화와 순화에 의하여 금속전환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만들었다. 자비르 저작이라고 여겨지는 문헌은 매우 많고 대부분은 10세기에 일어난 한 분파종단(分派宗團)의 신자의 저작이라고 추측되며 진짜 작자는 확정할 수 없으나, 자비르 저작의 하나에는 질산의 제조법에 관해 최초로 기재되고 있어 화학으로서의 연금술사상 주목된다. 라제스(라지)는 다수의 화학물질에 분류방식을 부여하고, 증류·승화·용해·여과·결정·아말감화(化) 등의 화학조작과 화학장치의 정확한 기재(記載)를 남겨 연금술의 이론적·기술적 성격을 한층 명확하게 하였다.

유럽 세계에 이슬람 연금술을 최초로 소개한 것은 로버트 오브 체스터(한때 에스파냐에 체재함)가 1144년에 완성한 라틴어역서 《연금술 구성의 서(書)》라고 한다. 이것에 이어 많은 연금술 문헌이 라틴어로 번역되어 A. 마그누스 ·R.베이컨도 사술적(詐術的) 연금술을 비판하면서도 연금술의 이론을 지지하였다. R. 룰루스 등의 이름으로 발간된, 대부분 위작(僞作)이라고 여겨지는, 다수의 저작이 연금술에 대하여 과대·불명료한 기재를 하고, 한편 앞에서 말한 연금술에 관한 많은 저작이 만들어졌다.

유럽 연금술을 화학의 전신이라는 뜻에서 대표적인 저작은 앞의 자비르의 라틴어 이름 게베르의 이름이 붙은 《비법집대전(法集大全)》을 비롯한 일련의 저작이다. 이들 저작 연대는 13세기라고 추측되며 저작자는 에스파냐에 있던 무어계(系)의 유럽인으로 아랍문헌으로부터의 번역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그 이론적·기술적 내용이 이슬람 기원인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여러 가지 금속의 물리적·화학적 성질, 무기산의 제조법과 이것에 의한 금 ·은의 분석, 정제 등 화학적·기술적 내용은 화학의 전신이라고 하기에 합당한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

의료화학(醫療化學)의 대표자 P. A. 파라켈수스는 물질의 원질을 '수은·황·염'이라고 한 점에서는 연금술의 이론을 계승하면서도 금속전환을 사실상 가공적인 것이라고 물리쳤고, 연금술은 점차 자연학으로서의 구실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형상을 실체화하는 연금술 이론은 '수은·황' 설(說)을 뿌리친 R.보일 이후에도 A. L. 라부아지에의 실험적 원소개념이 확립되기까지는 오랫동안 영향을 남겼고, 플로지스톤설(phlogiston theory)도 연금술적 물질관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I.뉴턴도 금속전환의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문헌을 섭렵하였다.

중국연금술은 신선관을 제외하면 물질관에 있어서는 서양연금술과 기본적으로 공통되는 점이 있고, 음양이원설(陰陽二元說)에 서서 '금'을 양, '수은'을 음이라고 하여 수은을 연단에 불가결한 물질이라고 하였다. 4세기의 도사 위백양(魏伯陽)의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는 중국연금술의 가장 오래 된 문헌이며, 역시 4세기 갈홍(葛洪)의 저서인 《포박자(抱朴子)》도 연금술의 집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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